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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친구들이랑 함께 '밥'을 해서 먹다보면 '한국인'과 '밥'의 상관관계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게 된다. 그중 제일 흥미로운 질문은 '한국 사람들은 아침으로 뭘 먹어?'라는 질문. 당연히 이 질문에 답은 '밥'이다. 하지만 막상 그렇게 말해주면 의외로 많은 외국 친구들이 놀란다. 어떻게 아침에도 밥을 먹을 수 있냐며...

 마드리드에 온 이후로 생각보다 꽤 많은 외국 친구들이 밥을 즐겨 먹는다는 사실에 놀랐었다. 하지만 이 친구들은 우리나라 처럼 '맨밥'과 '반찬'의 개념으로 밥을 먹지 않는다. 그래서 자주 등장하는 요리가 '덮밥'이다. 쉽게 말해서 고기와 야채를 가지고 자작하게 국물있는 요리를 만든뒤 흰 쌀밥에 섞어(비벼)먹는 식이다. 요리하기가 귀찮으면 하다못해 간장이라도 넣어서 밥을 비벼 먹는다. 이 친구들 눈에는 '맨밥'을 숟가락으로 퍼먹는 우리의 모습이 아직도 신기한 모양이다.



닭고기 야채 덮밥 ver.florent
(닭고기, 피망, 호박, 브로콜리, 간장, 통후추)

 처음으로 덮밥요리를 접한건 우리집 수석주방장 florent 덕분이었다. 우리집 식구들끼리 모여서 회의를 한번 열고는 매주 일요일마다 함께 저녁을 먹기로 정한적이 있었다. 그 첫번째 차례가 florent였고 그 날의 메뉴가 바로 덮밥이었다. 매주 일요일 저녁 함께 모여 즐기는 만찬(cenita de maudes)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에 더 자세히 하도록 하겠다.

 마드리드에도 슈퍼에가면 한국쌀이랑 거의 똑같은 쌀을 판다. 하지만 우리집 친구들은 그보단 인도쌀을 선호한다. 한국쌀보다는 찰기도 떨어지고 뭔가 맛도 밋밋하지만, 자주 먹다보니 나도 오히려 인도쌀에 더 익숙해진 느낌이다. 닭고기와 각종 야채를 올리브유에 둘둘 볶다가 간장을 넣어 자작하게 끓여내면 완성! 한국 요리들에 비해 훨씬 단순하고 별거 없는 요리지만 맛 하나 만큼은 일품이었다.




코코넛밀크로 맛을낸 닭고기 덮밥 ver.alex
(닭고기, 토마토, 양파, 코코넛오일, 후추)

 이번엔 독일남 alex가 만들어준 요리. 사실 alex는 이사온 초반만 해도 거의 '요리'하는걸 본 적이 없었다. 아침, 점심, 저녁 늘 빵쪼가리에 크림치즈를 듬뿍 발라 먹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어느날 부터인가 주방에 서서 요리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리고 이날 저녁 우리집 식구들에게 자신의 요리를 대접했다.

 역시 닭고기를 팬에 둘둘 볶다가 토마토와 양파, 그리고 코코넛 밀크을 넣어 자작하게 소스를 만들어 밥에 얹어 먹게 된다. 이런류의 덮밥 요리에서는 주재료 보다는 국물을 만들 수 있는 소스류가 중요한데, 코코넛 밀크가 생각보다 꽤 괜찮았다.

요리의 시작은 재료 손질부터!


닭가슴살을 먼저 팬에 볶아주다가...


준비한 야채를 넣고 계속 둘둘둘


토마토 소스와 생크림을 넣어 소스를 만들면...


이렇게 멋진 덮밥요리가 완성!



닭고기 로제소스 덮밥 w/박우린
(닭고기, 통후추, 오레가노, 양파, 대파, 양송이, 완두콩, 토마토소스, 생크림)

 난 주로 덮밥보다는 볶음밥을 많이 만들어 먹곤 했는데 우린이가 집에 놀러온 김에 함께 덮밥요리에 도전했다. 역시나 고기는 닭고기. 코코넛 오일이나 간장 대신 파스타 해먹을때 쓰던 토마토 페이스트와 생크림을 반반 섞어서 로제 스타일로 요리했다. 사실 신선한 재료와 소스가 만났으니 당연한거지만... 정말 맛있었다.

재료 준비는 늘 정성껏!


먼저 양파와 마늘을 볶아 향을 내주고


준비한 야채를 넣고 둘둘둘


껍질콩과 우유, 커리가루를 넣고 소스를 조금 더 끓여주면...


 

새우를 곁들인 야채 커리 덮밥
(새우, 양파, 대파, 양송이, 파프리카, 토마토, 마늘, 애호박, 껍질콩, 우유, 커리가루, 통후추)

 갑작스레 덮밥이 먹고싶어 만들어봤던 요리. 늘 똑같은 재료와 소스로 하면 재미없으니 조금 변화를 줘봤다. 닭고기 대신 새우를 쓰고, 우유와 커리가루를 섞어서 소스를 자작하게 끓여냈다. 야채도 풍성하게 들어가고 맛도 좋았지만 요리하다보니 양이 너무 많아져서 혼자 먹느라 배가 터지는줄 알았다.


한국 식품점에서 라면을 사는 알렉스


오늘의 요리는 알렉스와 함께!


닭고기는 미리 밑간을 해두고...


야채와 함께 둘둘둘


마지막에 데리야끼 소스로 간을 해주면 완성!


 

데리야끼소스로 맛을낸 닭고기 야채 덮밥 w/alex
(닭고기, 양파, 애호박, 당근, 파프리카, 마늘, 통후추, 데리야끼소스)

 요새 우리집 외국 친구들은 라면에 푹 빠져있다. 우리집에 사는 일곱명 중에 세명이 한국인이다보니 자연스레 라면을 접할 일이 많았던 셈인데 매운걸 다들 좋아해서 라면 역시 너무 좋아하더라. 신라면과 틈새라면을 사고싶다며 알렉스가 한국 식품점에 같이 가자고 해서 다녀왔다. 다녀오는 길에 시장에서 닭고기를 사서 함께 만들어 먹었던 덮밥.

 데리야끼 소스 역시 한국 식품점에서 알렉스가 구입했는데, 여기서 사는 간장에 살짝 맛술이랑 달짝지근한게 더 들어간 정도. 어쨌거나 참 맛있게 먹었던 요리였다. 양이 많아 보이지만 의외로 남자 둘이 먹으면 순식간에 없어져 버린다.



연어구이 야채 덮밥
(연어, 에멘탈치즈, 양파, 당근, 완두콩, 양송이, 마늘, 통후추)

 마지막으로 살짝 번외편. 한국 식품점이 있는 시장엔 고기나 생선, 야채류가 마트보다 훨씬 싸고 품질도 좋다. 그래서 자주 가는 편인데 특히나 연어가 진짜 싸다. 사진속 연어 한토막을 즉석에서 썰어주는게 한국돈으로 2000원 정도. 그냥 야채만 볶아서 덮밥을 하기엔 뭔가 허전해서 연어 한조각을 구워서 함께 먹었다.



 일단 이렇게 세 편으로 '교환학생의 식탁' 이야기는 마무리를 지을까 한다. 미국도 그렇고 다른 유럽도 마찬가지지만 레스토랑에서 먹는 외식비는 너무 비싼 반면 식재료 가격은 한국보다 오히려 싼 편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요리를 직접 해먹는 일이 많아지게 된것 같다. 한국 요리도 그렇고 여기서 해먹는 음식도 마찬가지지만 역시나 제일 중요한건 신선한 재료와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지 않을까!

 더 많은 요리 이야기는 시간이 더 흘러 한국에 돌아가기 전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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