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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어느나라에서든 기차역 앞에는, 뒷골목을 따라서 홍등가가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사실 여행을 준비하면서 '네덜란드는 성에대해 개방적인 나라', '마약이 합법인 나라'와 같은 말을 수도없이 들었고, 홍등가가 하나의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나가서 본 홍등가의 느낌은 상상했던 것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작년 이맘때 용산을 무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용산역 근처의 홍등가를 본 적이 있다. 야한 속옷차림의 여자들이 새빨간 불빛아래서 의자에 걸터앉아 있는 모습은 그당시 나에게 꽤 충격적이었다. 그러나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는 정말이지 혀를 내두를 정도로 용산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암스테르담의 홍등가는 말그대로 '성'을 주제로한 하나의 축제같은 분위기였달까. 우리나라보다 더 자극적이고 야한(물론 이곳은 서양이니 어느정도 이해는 간다) 옷을 입은 여자들, 그리고 더 놀라운건 개의치 않고 그앞에서 농담을 즐기며 즐겁게(?) 감상하고 있는 수많은 유럽의 젊은이들. 우리나라와는 달리 그들에게 '성'이란 더이상 숨기고싶고 부끄러운 대상이라기 보다는 함께 즐기고 노는 하나의 문화코드로 인식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정도였다.

 

 홍등가 주변을 걷다가, 간간히 호객꾼들이 나에게 걸어오는 말들을 들어보면 더욱 황당하다. 'Did a big job', 'Why not?', 'Coffee?(마리화나를 지칭하는 속어인듯했다)'라며 아무렇지도 않게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홍등가를 하나의 관광지로 적극 개발하는것이 좋은지 나쁜지에 대한 판단은 확실히 느낌이 오진 않았지만, 피할 수 없다면 즐긴다라는 유럽인들의 오픈된 마음이 우리나라에 터부시되는 '성'에 까지 퍼져있다는 문화적 차이는 유럽을 여행하는 수많은 한국인들에게 다시한번 '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만드는 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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